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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생직업인 : (주)한국스테노 한글 자막방송 최기예 팀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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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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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9 14: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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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국스테노 자막방송실에서 만난
최기예 컴퓨터 속기사.
자막방송 속기 일을 직업이자 봉사로 여긴다.
365일 실시간 속기의 현장 “처음 컴퓨터 속기를 배운 지 2~3개월 정도 됐을 때, 우연히 자막방송을 봤어요. 텔레비전에서 사람들이 말을 하면 그 얘기가 자막으로 바로 뜨는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자격증을 따면 꼭 자막방송 속기사로 일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최기예 팀장은 자막방송 경력 10년의 베테랑 속기사. 99년 가을 컴퓨터 속기사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한 뒤, 연수를 거쳐 바로 방송에 투입됐다. 최 팀장이 하는 일은 모니터를 보면서 방송되는 모든 소리를 자판으로 입력하여 문자로 전환시키는 것. 우리나라 한글 자막방송은 1999년부터 시작되었는데, 그는 MBC, KBS, EBS 등 공중파 방송은 물론 국회방송, 복지TV, KTV(한국정책방송) 등 각종 케이블 채널의 속기사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방송시간이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계속되어서 3교대로 근무해요. 방송은 365일 쉬는 날이 없잖아요. 명절이나 월드컵 등 행사가 있을 때 일이 더 많고, 폭우나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있을 때는 불시에 방송이 생기기도 하니까 항상 대기하는 마음입니다.” 애로사항이 있을 법도 하건만 그보다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실시간으로 일해 온 속기사로서의 책임감이 더 엿보인다.
세계 최고 수준 최 팀장은 다섯 살 된 자녀를 둔 엄마이기도 하다. 속기사 일을 하다가 결혼을 했고, 출산 후 3개월 만에 다시 방송 현장으로 돌아왔다. 근무시간이 로테이션되어 새벽이나 밤늦은 시간에 일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아이 키우기가 쉽지 않았다고. “옆집 언니에게 아이를 맡기기도 하고,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를 돌봐줄 아주머니를 부르기도 했어요. 그래도 남편이 제 일의 시스템을 잘 이해해주고 적극적으로 육아를 분담해 줘서 이제껏 자막방송 일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남편의 든든한 후원 덕분에 최 씨는 팀장이자 선배 속기사로서 듬직하게 팀원들을 이끌어 나간다. 특히 적응하는 기간에 힘들어 하는 신입 속기사들과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일이 힘들수록 팀워크가 중요하죠. 무슨 일이든 처음에는 다 힘들잖아요. 그래서 ‘여기서 힘들다고 금방 그만두면 다른 무슨 일을 해도 어려움이 생겼을 때 이겨내지 못한다’며 신입 속기사들을 격려합니다.”
 방송을 직접 시청하며 한창 자막을 입력 중인
속기사들. 네 명이 한 팀을 이뤄 작업한다.
청각장애우 소통의 다리 “청각장애인의 경우 ‘엄니’라고 하면 무슨 뜻인지 몰라요. 사투리를 모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투리가 나오면 표준어로 바꿔서 자막을 입력해줘야 해요. 물론 연수할 때 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신조어가 끊임없이 나오니까 꾸준히 공부할 필요를 느껴요. 아무래도 상식이 많으면 일하기가 좀 더 수월하거든요.” 처음에는 단지 손이 빠르다는 이유로 컴퓨터 속기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일을 하다 보니 상식이나 맞춤법 등에 대해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고 최 팀장은 말한다.
“항상 ‘봉사해야지’ 하고 생각은 하는데 정작 봉사를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자막방송 속기사로 일하는 것 자체를 ‘봉사하려고 마음먹은 것에 대한 일종의 실천’이라고 생각하며 일해요.” 일할 때는 항상 긴장해야 하고 갑자기 방송이 생길까봐 항상 대기하는 심정이지만, 일하는 기쁨도 적지 않다는 그녀다. 청각장애인은 물론이고 방송 청취가 어려운 난청인, 국내 거주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한글 자막방송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TV를 통한 정보 접근을 돕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게 즐겁기도 하다.
“언젠가 청각 장애인 한 분이 그러셨어요. 전에 식구들과 함께 TV를 볼 때면 부인하고 딸은 웃는데 자신은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항상 답답하셨다고요. 그런데 이젠 자막방송 덕분에 같이 웃을 수 있어 좋대요. 앞으로도 이 일을 쭉 계속하면서 이런 소통의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글&사진 위민기자 김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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