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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리더 : 전북여성인권센터 송경숙 센터장 >>0

관리자	2009-12-07 10:46	1814

“성매매 여성은 가족 자원이 취약하고 사회적 안전망이 없어 절박한 상황에서 인권을 유린당합니다. 성구매 남성은 자기가 하는 행동이 여성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송경숙(44)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은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성구매자인 남성들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여성의 몸을 구매하는 남성들이 있는 한 이런 여성 인권 침해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현재 우리가 하는 일은 이를 사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예방교육도 실시중이다”면서 수요차단이 급선무임을 밝혔다.

◀송경숙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

성매매 업소 집결지 화재 참사를 보고 시작

2008 전북대 앞 캠페인

송씨는 2000년 9월 군산 대명동 성매매 업소 집결지 화재 참사 시 기독교사회선교협의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어 현장에 갔었다. 그때 충격을 받아 대책위에 참석했는데 성매매 여성들이 남긴 일기 등을 통해 성노예적인 현실을 알게 되고, 성매매 문제는 여성 개인의 윤리적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 또한 업주들의 부정비리 유착관계도 심각함을 알았다. 그 후 개복동 화재시 성매매 여성 13명이 사망했는데 밖에선 창문으로 보이게 만들고 안에선 베니어 합판으로 막아놓은 걸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들을 접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성매매 여성들을 지원해야겠다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가려진 진실을 수면위로 떠오르게 한다는 건 상당히 부담스럽고 되게 힘들 거라는 느낌도 받았다.

2002년 6월 전주 시청 뒤 선미촌 옆에 현장상담소를 개설하여 방문상담(아웃리치)과 구조요청 시 찾아가는 상담을 지원하게 됐다. 이어 2003년 여성부 지원으로 상담소가 개설되었을 때 거칠고 험한 일이라 다들 말렸으나 송씨는 소장으로 부임했다. “군산의 화재 참사를 봤을 때 성매매 여성들이 이처럼 인권유린과 피해를 당했건만 알지도 못한 채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죄책감이 컸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게 어느새 8년차가 되었다.”

구조에서 자활까지

초창기에는 이 지역 업소가 70~80개에 달했으나 현재는 40~50개로 줄었고 100여명 정도가 성매매를 하고 있는 여성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3년 상담소가 처음 생겼을 때는 전국에 3개소 밖에 안 돼 강원도나 제주에서도 구조요청을 해옴에 따라 출장을 많이 다녔다고. 지금은 전국 30개소로 늘어났다.

2008 아중리 심야 캠페인

“초기엔 지금보다 지원 시스템이 부족하여 어려움이 많았다. 요청이 들어와 구조는 했는데 이들 여성들이 머무를 곳이 없었다. 업주들이 쫓아다니니 집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가정폭력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는 쉼터가 있었으나 이들에겐 없어서 그 쉼터들을 이용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 성매매 여성 쉼터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2004년 9월 성매매 방지법이 집행되기 시작했다. 그해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에서 전국의 성매매 여성을 위한 10곳의 쉼터를 지원함으로써 민들레 쉼터가 조성되었다. 또 성매매 방지법 통과에 따라 성매매 여성은 국가가 구조에서 자활까지 지원하는 책임을 지게 되었다. 집중 단속이 이뤄지자 업주들이 심하게 반발하면서 상담소에 쳐들어오고 차량이 파손되는 등 피해도 있었다. 문제는 구조와 쉼터 마련 뒤에는 자활 지원을 위한 전문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자활지원센터가 생긴 것이다.”

2005년 통합지원시스템이 구축되어 상담소->쉼터->자활지원센터->사회적 일자리인 공동작업장까지 만들어졌다. 학교나 직장 그리고 기관이나 단체를 찾아가 예방 교육을 하고 있으며 전주 지역 아중리와 중화산동에 위치한 산업형 성매매집결지에 가서는 심야 캠페인도 벌인다고. 성구매 금지와 정책 제안활동을 하는 등 반 성매매 활동에도 힘쓰고 있는 그녀다.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공동대표도 맡았다. 법의 강화와 알선자 처벌 단속, 수요차단과 더불어 여성의 인권보호 및 자활지원을 강화해 나가는 일이다. 이 연대에는 9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데 소속 기관들과 정책적 파트너쉽을 구축하고도 있다.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2009 10대여성 거리 상담

“처음 우리가 떡과 소식지를 만들어 현장에 방문상담을 가보니 그 친구들이 백설기를 좋아하더라. 그들의 해맑은 미소가 기억에 남는다.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기본 욕구인데 그들은 가족 자원이 취약한데다가 빈곤과 결합하여 절박한 상황에 몰렸을 뿐이다. 사회적 낙인으로 숨어서 살아야 하는 고통은 참으로 크다. 업주들은 종종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친구들까지 쫓아가 괴롭히기도 한다. 그들이 고통스럽게 살아가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성구매 남성들은 자신의 행동이 여성의 인권을 유린한다는 점을 자각하는 성찰이 있었으면 좋겠다.”
송경숙 센터장은 여성인권이 성매매 여성의 문제가 아닌, 성구매 남성의 문제임을 다시금 분명히 짚었다.

글 & 사진 위민기자 유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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